男은 남자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말이지만 妹는 ‘아랫누이’ 즉 남자의 눈높이에서 ‘여동생’만 가리키는 말이다. 男은 田과 力으로 이루어진 회의 글자로 밭에 나가서 힘으로 일을 하는 남자라는 뜻이지만 밭에 나가서 힘으로 일을 할 수 없는 아이들에게도 쓰이고, 어른에게도 쓰인다.

妹는 女와 未라는 말이 합쳐져 ‘아직 여자가 아니다’라는 말이 되면서 ‘아랫누이’를 가리키는 말이다. 아랫누이는 아직 여자가 아니다? 이게 무슨 뜻이지? 이런 말장난을 떠나 妹는 특정집단을 가리키는 말인데도 ‘딸’이라는 전체를 아우르는 뜻을 갖고 있다. ‘너희집은 몇남매냐?’라는 말은 ‘너희집은 몇남녀냐?’로 바뀌어야 맞는 말이 되겠지만, 男과 女가 아들과 딸을 가리키는 말이 아니므로 아빠, 엄마, 할아버지, 할머니... 모두를 포함해서 답을 해야 한다. 고로, 男妹라는 말은 정체불명의 단어다.

물론, 妹자를 ‘누이 매’ 로 풀어놓은 자전도 있다. 그렇다면, 姉를 ‘손윗누이 자’로 풀이해놓고, 妹는 ‘누이 매’로 풀이해 놓은 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妹가 ‘누이 매’로 둔갑을 할 경우 ‘형제자매’처럼 자와 매를 묶어 쓰는 건 의미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