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나 스스로 진보적이라고 자부하면서 살지만, 내가 넘지 못하는 산이 하나 있다. 나보다 연하의 남자를 사귀는 것. 사람들은 흔히 사랑에 나이가 무슨 상관이냐고 그러지만 난 왜 이 똑같은 기준을 ‘남녀’ 사이에만 적용시키고, 남자 대 남자 / 여자 대 여자 / 어른 대 아이 관계에서는 ‘나이가 무슨 상관이냐’는 이 기준을 적용하지 않는 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 내가 왜 연하의 남자에게 거부감이 있는지 진지하게 고민해 보니 이런 이중잣대를 적용시켜 남녀 사이에서만 나이를 무시한 ‘연하’와의 사랑을 감행하는 데 거부감이 들어서 연하의 남자라면 질색을 하는 것 같다.

동갑인 남녀가 아닌 이상은 연상연하 커플이게 마련인 것을 여자가 남자보다 나이가 많을 때만 ‘연상연하’ 커플이라고 하는 것도 내겐 의문이다. 남자가 여자보다 나이 많은 커플은 왜 연상연하 커플이라고 하지 않는 지 난 죽었다 깨어나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