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사람들은 이름대신 그 사람의 상황과 직분등으로 우회해서 부르곤 했다.

남자 경우, 어렸을 적에는 부르기 쉬운 아명으로, 장성해서 관례를 치르게 되면 호로 불리웠고

이름은 공식적인 일에만 불리웠다.

여자는 굳이 이름을 붙여주지 않는 것이 당시의 시대풍습이었다. 그저 '큰아씨' '작은아씨' '웃방 마님' '아랫방 마님' 등이면 충분히 구별되었다.

양가댁 여자들보다 더 사회적이었던 서민 여자들은 아무래도 구별이 더 세분화되어져야 했기에 할 수 없이 이름을 썼으나, '달래' '끝순이' 등 주위에서 따온, 소화하기 쉬운 호칭을 썼다.

며늘, 올케, 도련님... 이게 왜 여성 비하란 말인가? 그들의 직분과 환경을 정확하게 표현하는 호칭인데 말이다.

일본의 부인들은 자기 남편을 아직도 '슈징 - 주인' 이라고 호칭한다. 이것은 스스로 여자를 비하하려고 붙인 호칭일까? 절대 아니다. 옛 시절의 사회 현상이 녹아든 호칭인 것이다.

그런데 오늘 날의 시각을 들이대어 옳네 그르네 뜯어고치자 하는 발상은 참으로 한심스러운 소치일 뿐이다.

옛 명칭의 어원이 그르다고 바꾸자면 바꿀 말들 많다.

사람의 호칭은 아니지만, '구린내'라는 말이 있다. 지나식 명칭은 '고려취'이다. 이것은 지나인들이 고구려를 비하하고자 '고약한 냄새 = 구려 냄새'라고 부른 데서 기인한 것이다. 그들은 고구려 사람이 무서운 끝에 고구려 사람을 '까오리 빵즈 - 고구려 몽둥이' 라고 불렀고, 오늘날에는 한국인을 경멸하는 뜻으로 여전히 그렇게 쓰고 있다(수당군이 고구려 군사에게 몽둥이로 많이 맞아 죽었다는 기록이 있음).

옛 뜻이 오늘날의 관점에 그릇되니 바꿔야 한다면, 이런 말도 바꾸어야 하겠네?

이미 수천년을 이어내려 온 명칭은 이제 그 나라 민족의 문화의 일면인 것이다.

뭣 좀 줏어들었다고 들까부는 짓거리는 그만 두길 바란다.

그리고 철 좀 들어라, 아줌마들이여.

*아줌마 = 아기 주머니가 있는 사람... 이것도 바꾸지 그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