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남자가 남자에게
2. 남동생의 아내가 남동생의 형의 아내에게
3. 남동생의 아내가 남동생의 누나에게

이런 관계에서 부르는 호칭이 ‘형님’이다. 정말 궁금한 건 오빠의 아내, 나, 남동생의 아내가 있는 자리에서 남동생의 아내는 남동생의 형의 아내(오빠의 아내)에게 나를 뭐라고 가리켜야 할까? 동생의 아내가 ‘형님’이라고 부를 때 남편의 형의 아내와 남편의 누나 중 누구를 부르는 거라고 해석해야 할까? 오빠의 아내는 나를 ‘아가씨’라고 부르면 되지만 동생의 아내는 나를 아가씨라고 부르지 않는다. 그래서, 조카들이 있을 경우는 조카들을 개입시켜 ‘고모’라고 간접호칭을 사용한다. 동생의 아내는 자기 남편의 형의 아내에게도 ‘형님’이라고 부르고, 남편의 누나에게도 ‘형님’이라고 부른다. 여자끼리 남자의 호칭을 쓰는 것도 억울해 죽겠는데, 오빠의 아내랑 나랑은 엄연히 다른 존재인데도 두 여자가 도매금으로 넘어간다. 오빠의 아내는 ‘아가씨’라는 호칭과 ‘동서’라는 호칭을 사용한다. 이 세여자의 관계는 도대체 교통정리가 안 된다. 호칭이 묘해서 정체성이 뒤죽박죽이다.

남동생의 아내가 오빠의 아내보다 나이가 더 많아도 형님이랜다. 여자끼리의 나이는 무시되고 오로지 남편의 서열에 의해 결정된 호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