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지를 파악하지 못하고 내리는 엉뚱한 해석과 논거 없는 비난,

눈에는 눈, 이에는 이와 같은 식으로 맞대응하려는 유치한 발상,

남녀 성대결 구조로 몰고 가며 서로의 피해의식을 거론하며 부추기는 사람들,

여성부 이야기만 나오면 알레르기 수준의 과도한 반응을 보이며

섬뜩할 정도의 갖은 욕설을 쏟아내며 모든 여성들을 싸잡아 매도하는 사람들,

일말이라도, 개개의 단면에 옳은 말이 있다 해도 조금도 인정치 않고

오로지 내 생각이 옳다는

자기 생각과 자기 논리에만 빠져 내 말하기에 바쁜 열 올리는 사람들,

정녕 이것이 대한민국 남녀들의 생각이고 네티즌의 수준이란 말인가?

아닐 거라고 믿고 싶다. 이건 일부일 뿐이라고.

사람들의 생각은 다 다를 수 있다.

누구는 맞다고 하는 이야기를 나는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다.

오류가 있다면

침착하게, 설득력 있는 논거를 들어 지적하고 건전한 비판을 할 자신은, 여유는 없는가?

도련님 아가씨에 대한 불만을 말하는 여성들이 얼마 있다.

도련님 아가씨 / 처남 처제

단순히 이렇게만 놓고 봤을 때 어떠한가?

불평등적인 요소가 전혀 없다고 말할 수 있는가?

남편의 동생들이나 아내의 동생들이나 뭐가 다르며 또 뭐가 그렇게 달라야 한단 말인가?

그렇다고 그럼 이제부터는 무시하고 반말을 하겠다는 것도 아니질 않는가?

어린 시동생이나 시누이에게

(만약 대안호칭을 부제, 부매라고 한다면)

“부제(부매), 어서 와. 추운데 오느라 고생했어. 학교 끝나고 학원 다니느라 힘들지? 간식 좀 줄까?”

이렇게 말한다고 해서 그들을 무시하는 것 같은가?

오히려 초등, 중고등학생 시동생, 시누이에게

“도련님, 왔어요? 밥 먹었어요?” 하는 것보다 자연스럽고 친밀감도 더 느껴지지 않는가?

나이가 더 많거나 비슷하다면 당연히 호칭어와 함께 존대가 맞을 것이고

물론 나보다 나이가 어려도 존중의 뜻으로 존대를 할 수도 있다.

반말, 존대말보다 중요한 건 심리와 태도 문제 아닐까?

시동생, 시누이에 대한 호칭이 그렇다고 알고는 있지만

주변을 보면 삼촌, 고모, ㅇㅇ아빠라고 많이들 부르고 있지 않은가?

호칭어 중에 저렇게 다른 말로 많이 불리고 있는 말이 없다.

그럼 좀 생각해 볼 수 있는 거리가 되는 거 아닌가?

부르기 편하고 서로가 더 친밀해질 수 있는,

또 현대사회에 생활양식과 분위기에 걸맞는 적절한 호칭이 나오면 좋은 일 아닌가?

어원이 오늘날과는 상관없이 쓰이고 있으니 며느리, 올케는 그렇다 치더라도

이것조차 뭐가 그렇게 조소를 사고 비판이 될만한 일인지 이해할 수 없다.

이해란 말은 경험해 보지 않은 사람들은 사실상 할 수 없는 것이다.

때문에 제3자 입장에서 바라보는 사람들이,

이해해보려는 고민이나 시도조차 하지 않은 채

너무나도 손쉽게 말로써 무조건적인 비판을 하는 것은 옳지 않다.

내가 나이 어린 처남, 처제에게 도련님, 아가씨라고 부르면 어떨까,

적어도 아내 입장에서 한 번이라도 생각해 보지 않고

그게 뭐가 그렇게 불만이냐?

남편 동생들인데 부르면서 그렇게 심사가 뒤틀리냐는 식의 비판은 함부로 하지 말아주길 바란다.

또한 남편 동생들에게 존댓말을 하는 것 자체에 자존심 상한단 이야기가

본질이 아님을 직시해주길 바란다.

말이란 단순히 사회적 약속만으로 사람들 사이에 통용되는 것은 아니다.

한글 맞춤법, 표준발음법 규정이 고시되었다고 해서

그 규정을 그대로 따르고 있는가?

불편한 것은 편한대로 바꾸어 쓰고 있다.

이것이 우리사회의 보편적인 현상이 된다면 훗날 규정이 바뀔 것이다.

특히 호칭어란 개개의 집안에 따라 달리 쓰일 수도 있는 문제다.

이 주제와 관련해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다면

가족회의를 소집해 진지하게 이 문제를 놓고 진지하게 고민하고 의논해 보자.

이런 분위기가 형성되지 않는다면 뚜렷한 대안이 나오지 않을뿐더러

대안이 나온다해도 사회적 합의를 보지 못해 결국 일시적인 구호에 그치고 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