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정말 평범하디 평범한 주부입니다.

  아침마당에 방청객 알바를 하기도 하고, 주말에는 친구들과 백화점 세일 기간에 맞춰 아이들 옷을 사기도 하고, 제사 때에는 큰집에 가서 전도 부치고 잡채도 볶고 합니다.

그런데.

  또 그렇지도 않습니다. 제가 이 문제로 힘들어하다가 네이버, 다음 같은 포털을 돌아다니고, 한국여성단체연합(맞나요?), 여성부 홈페이지까지 다 들쑤시다가 여기까지 왔습니다.

말을 하려고 하니 눈물부터 납니다.

  제 신랑은 고등학교 신문부 동아리 선배였습니다. 동아리 특성상 여러 군데 취재도 나가고 하는데 그러다가 아마 정이 들었나봅니다. 그래서 5년의 열애 끝에 결혼하게 되었습니다. 문제는 제 신랑의 동생이 저보다 후배라는 겁니다. 학교에서도 뺀질거리기로 소문이 나기도 했는데 이 녀석이(제가 감정적이 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결혼하기 전에는 저한테 “00아”하고 말을 놓았었습니다. 제가 신랑에게 뭐라고 말을 하자 신랑이 주위를 줬는지 결혼하고부터는 형수님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다가 저희가 경기도에서 서울로 이사를 왔고, 이 녀석도 일을 구한다고 (백숩니다) 며칠 저희집에 묶겠다고 했는데 그게 벌써 1달 째입니다. 이 녀석 챙긴다고 며칠 전에는 시어머니도 올라오셨습니다. 저는 예전에 이 녀석에게 “00씨”라고 했다가 어른들에게 도련님을 그렇게 부르면 어떻게 하냐는 말을 들은 적이 있어 꼬박꼬박 도련님이라고 부르는데..

  이 녀석은 저를 “형수!”라고만 부릅니다.

정말 기가 막힙니다. 지는 님이고 나는 뭐 형의 수발드는 형순가?

하루는 어머님이 안 계셔서 제가 참고참다 뭐라고 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자기는 자기 부를 때 이름 불러도 괜찮은데 어른들이 뭐라고 하지 않느냐. 자기는 잘못 없다. 이러지 않겠습니까? 신랑한테 말을 해도 너는 왜 그런 호칭에 예민하게 반응하냐는 답만 돌아옵니다.

  제가 잘은 모르지만 이거는 호칭만 잘못된 건 아닌 것 같습니다. 사람들의 사고방식이나 문화가 바뀌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그렇다면 그놈의 도련님!!도 어른들 때문에 그런다는 말을 쉽게 하지는 못할테니까요.

  이번 기회에 한국여성민우회(이름이 참 이뻐요)퀴즈도 풀고 하면서 많이 배우고 갑니다.

‘도련님’과 컴퓨터를 같이 쓰는데 이 싸이트를 띄워 놓으려고해요.

그분도 좀 배우고 바뀌었으면 합니다.

저랑 비슷한 상황에 계신 분 모두 힘내자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