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결혼한지 12년차 되는 주부입니다.

결혼하기 전에는 사실 잘 몰랐습니다.

제게도 오빠가 있고 저의 올케(이 말에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다른 용어를 몰라서 일단 이렇게..)가

제게 아가씨라고 하는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오빠는 올케언니의 남동생 두분과 여동생한분에게

아무렇지도 않게 처제 처남이라고 반말을 사용했구요.

올케언니는 제게 항상 존대를 했습니다.

모두들 그렇게 사용하고 그것이 당연하다고

한번도 이상하다고 생각한적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결혼하고 나서 저역시 당연히 

남편의 여동생과 남동생에게 아가씨와 도련님이라고 불렀구요.

신랑은 제 여동생에게 처제라고 부르며 반말을 사용했구요..

그런데 좀 기분이 나빠지더군요.

(그러면서 우리 올케언니도 싫었겠다.. 이런 생각이 드는.. 경험을 하고 나서 나중에 느꼈지만요...)

사실 저보다 나이많고 적고를 떠나서 양쪽 집안에 불리어지는 호칭이

여자쪽은 하대를 받는 느낌이었구요. 남자쪽은 거의 존칭과 극존칭을 사용했으니까요.

그래도 뭐.. 그냥 그러려니 생각하구 넘어갔던것도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이번에 신문기사를 보면서,

아.. 이건 바꿀수도 있는건데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호칭이라는 것이 누군가 어떻게 어떤 의미로 부르는지에 따라 그 존재가 위치지어진다고 생각합니다.

막말로 의미없이 굴러다니는  '돌'도

내게 여러가지 추억이나 의미를 부여한  '돌'이 있다면

남들에게는 쓸모없는 '돌'이여도 내게는

그냥 '돌'이 아니라 '금'이라고 생각하고 '금'이라고 내가 부르는 순간에

그 '돌'의 가치는 바뀌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물며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호칭에서

아무런 의미가 없는듯보여도 그것이 여러가지 의미를 내포하고 있고

그것이 무의식적으로 남과 녀를 어떤식으로든 갈라놓는 방식으로

한쪽을 불편하게 하는 방식으로 위치지어져있다고 생각하면

바꿀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동의하지 않거나 별 불편함이 없으면 그냥 안바꿔도 되겠지요.

다만 그것이 불편하다고 생각하고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저 같은 사람들이 있다면

그런분들이 모여서 다른 좋은 의미의 그리고 서로 불편하지 않는

가족관계에서의 호칭을

고민하고 만들어간다면 그것도 좋은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게시판을 쭉 둘러보면서

정말 화가 났습니다.

물론 의견이 다를수 있고 반대할수도 있지만

제대로된 비판보다는 무조건적인 반대나 폄하가 넘 많더군요.

게시판 관리도 되지 않는것 같구..

사실 이 게시판에 글쓰기가 겁이 났어요..난장판인것 같아서..

그렇지만 용기를 내서 씁니다.

그리고 지금의 호칭이 불편하지 않으신분들은

그냥 본인은 고치지  않고 그냥 그렇게 사시면 되지 않나요.

전 불편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니까

이번 기회에 부르기 좋고 들어서 좋은

그런 호칭들이 만들어지고 사용됐으면 좋겠네요.